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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분명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갯마을 차차차도 인상 깊게 보고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론 시즌1에 비하면 많은 것이 무너진 작품이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시즌1은 비유하자면, ‘주연’은 있지만 ‘주인공’은 없기 때문에 전개에 긴장감을 부여했던 왕좌의 게임 시리즈처럼 갈등은 있지만 악역은 없는, 통속적인 클리셰를 채용하지 않으면서도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잡았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곰곰히 되짚어보면 동기 모두가 각 과의 엘리트가 되어 VIP 병동을 맡고, 밴드를 하는 초인 집단임에도 크게 위화감이 들지 않았던 건 이들이 각자 가진 결함과 결핍을 적절히 배치하고, 이들만큼이나 환자들의 이야기가 중요하게 다뤄졌기 때문인데 시즌2에서는 이런 개성들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환자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시즌1의 연출을 다시 채용했음에도 시즌2의 마지막화가 겉도는 느낌을 주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대표적으로 시즌 1에 비해 사회성이 부족한 묘사가 거의 사라진 준완과 석형이 시즌2의 방향성을 느끼게 하는 요소입니다 구구즈의 인간미를 묘사하는 장치로 음치나 먹깨비가 간간히 등장할 뿐 시즌2의 구구즈는 5명의 성인군자 집단입니다 환자들의 이야기도 구구즈의 연애 이야기에 밀려 비중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갈등이 적어지고, 갈등이 없으니 해소되는 짜릿함도 줄어들었습니다 의도가 명백한 위안을 건네니, 공허한 ‘멘트’처럼 느껴질 뿐이죠 주연들의 가족사로 갈등을 만들거나, 어떤 사건을 암시하지만 시즌2가 종료된 현 시점에서도 굵직하게 다뤄진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이렇게 찔끔찔끔 던져둔 잔가지를 회수하느라 KTX 급으로 내달린 마지막화는 그래도 시간이 부족해서 편집이 어색하게 방영됐을 정도죠 결국 MSG를 빼고도 맛이 있었던 시즌1에 비하면 ‘슬의는 원래 이런 맛에 보는거지’라는 주문을 걸어야만 하는 슴슴한 평양냉면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즌1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전개를 갖췄다면 시즌2는 병원에서 사랑을 하는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가 된 느낌? 시즌1을 워낙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안타까웠던 점을 많이 나열했지만, 여전히 좋은 드라마입니다 각본과 연출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하드 캐리가 미소를 자아내기도 하고, 선곡 센스도 좋으며, 힐링의 영역에 있어선 여전히 훈훈함을 자랑하니까요 구구즈에 대한 애정도가 높을수록 만족하실 것이고, 병원 장르물로서 시즌1이 좋으셨다면 아쉬움이 더 클만한 그런 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